코스피가 2,100선마저 돌파함에 따라 증권사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상당수가 최근 예상치 못한 증시 랠리에 지수 전망치를 수정하느라 분주하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대다수 증권사는 코스피의 박스권 등락 지속을 예상했다.
올해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밴드) 상단을 2,050으로 제시했던 KDB대우증권은 전날 보고서를 내고 목표치를 2,200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가 늘 합리성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시장이 답'이기에 결과적으로 우리는 투자자들께 적절한 조언을 드리지못했다"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코스피 흐름을 두고 "당사의 신중론을 무색하게 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다만 시장을 바라보는 큰 틀이 바뀐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외국인이 예상보다 강하게 한국 시장을 사고 있다는 점을 우리가 놓친 부분이고, 이 과정에서 코스피의 '오버슈팅'(적정보다 높은 수준의 주가 형성)이전개되고 있는 것이 최근의 시장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가 강하게 오르고 있지만, 펀더멘털(기초여건)보다는 유동성에 의존한 측면이 큰 만큼 일시적인 강세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코스피 상단으로 2,100을 제시했던 유진투자증권도 목표치를 2,170으로 상향 조정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호적인 글로벌 유동성 환경 지속과 국내 정책효과, 국내 기업이익 전망 상향 조정을 반영해 코스피 상단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신영증권은 코스피 상단을 기존 2,160에서 2,230으로 높였다.
김재홍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중국 경기부양 정책,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출구전략 속도 제한이 이뤄진다면 코스피는 전고점인 2,230을 목표로 점차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해 말 코스피 예상 밴드로 1,750~2,150을 전망했던 교보증권도 최근 1,900~2,250으로 상향 조정했다.
증권사들은 대내외 환경이 바뀌었다고 설명하지만, 저금리 환경, 글로벌 유동성확대 등은 연말부터 노출됐던 재료였던 만큼 시장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뒷북'이란 점을 인정한다"며 "연간 전망 리포트라고 하지만, 근시안적인 안목으로 시장을 전망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증시 전문가들도 구체적인 숫자를 정확히 맞추기는 어려운 만큼 업종 분석이나 방향성에 더 의미를 두고 보고서를 읽어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