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분석자료가 잘 발간되지 않는 중소 상장사의 경우엔 법인영업부서나 기관투자자가 애널리스트의 기업탐방 일정을 매수 신호로받아들일 수 있으므로 일정을 알려주는 것도 자제해야 합니다" 상장기업의 실적정보 사전 유출로 증권업계에 파문을 일으킨 CJ E&M[130960] 사건 이후 증권업계가 미공개 정보의 유통을 막기 위해 엄격한 규정을 만들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조사분석자료 공표 전 사전제공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각 증권사에 배포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분기실적 정보를 미리 입수해 기관투자자들에게 유포시켰다가 적발돼 처벌을 받았던 CJ E&M 사건 이후 미공개정보를 습득하거나 유포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제정됐다.
증권사 직원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만든 가이드라인은 애널리스트가 조사분석자료의 주된 내용을 대외에 공표하기 전에 기관투자자 등에게 제공하는 행위를 엄격히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사전 제공이 금지되는 조사분석자료의 주된 내용은 투자등급, 목표가격, 실적 전망치 및 기타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 정보와 관련 논평·분석을 지칭한다.
하지만, 예를 들어 순이익 예측치가 종전 예측치보다 10% 이상 변하지 않고 기존 투자등급이나 목표가격이 유지되는 경우에는 예외로 인정할 수 있도록 했다.
자료 제공 시 내용과 대상을 사전에 특정해야 하고 2차 제공은 금지된다. 외부제공시엔 2차 제공 금지를 요구해야 한다.
자료를 제공하는 수단은 회사가 관리할 수 있는 사내 전화와 메일, 메신저 등으로 제한된다.
자료 제공 사실과 시점을 전산 관리해서 자료 공표시 함께 공표하고 제공 내역을 일정기간 보관해야 한다.
조사분석업무 담당부서가 기업금융업무 부서와 협의할 때 자료교환은 준법감시부서를 통해야 하고 준법감시부서 직원이 입회해야 하며 회의 내용은 기록해둬야 한다. 이 경우에도 분석대상 기업의 투자등급이나 목표가격 변경 등 투자상품 평가와직접 관련된 부분은 협의할 수 없다.
심지어 애널리스트가 담당하고 있는 기업을 탐방할 때 그 스케줄을 법인영업부서나 기관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것도 매수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으므로 자제하도록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일각에선 "증권사 업무 현실을 모르고 만든 비현실적 규정"이라며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공개 정보의 유출은 막아야 하지만 증권회사업무를 과도하게 제약하는 규정은 사문화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hoon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