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 잭팟 터질라…1년 만에 '92% 급등' 들썩이는 종목

입력 2026-06-07 18:34
수정 2026-06-08 01:01
캐나다 초계 잠수함 사업(CPSP) 입찰 결과 발표가 다가오면서 잠수함 공급망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형 핵추진잠수함(장보고 N) 사업과 페루 잠수함 공동 개발 가능성 등이 맞물려 최근 1년간 주가가 우상향하고 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 체계·건조업체뿐 아니라 추진 전력, 배터리, 센서, 유지·보수·정비(MRO) 등 공급망 전 분야의 기업 주가가 꿈틀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한 건의 수출 계약만 성사되더라도 다양한 기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잠수함 22곳 업체 1년간 평균 92% 뛰어7일 한국경제신문이 잠수함 공급망에 속한 상장사 22곳의 최근 1년간(2025년 6월 5일~2026년 6월 5일) 주가를 분석한 결과 평균 92.3% 올랐다.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공급망 업체는 잠수함 두뇌에 해당하는 전투 체계 관련 기업이다. 항법 장비와 통신 장비 등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통합해 표적을 식별하고 무기 운용을 지원한다. 간판 주자는 한화시스템으로 최근 1년간 주가가 115.0% 뛰었다. LIG넥스원도 잠수함 전투 체계 관련 기업으로 분류된다. 소리를 이용해 다른 함정을 탐지하는 음향 탐지 장치(소나)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수중에서는 소나의 성능이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항법 성능을 좌우하는 레이더와 무선주파(RF) 부품 업체도 주요 공급망 업체로 평가받는다. RFHIC는 질화갈륨(GaN) 기반 RF 전력증폭기와 전자기파 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으로 잠수함뿐 아니라 육·해·공군의 통신 및 전자와 관련된 다양한 무기 체계에 부품을 공급한다. 지난 5일 종가가 8만2800원으로 1년 전 1만6450원에서 약 다섯 배로 뛰었다. 광섬유 자이로(FOG) 기반 관성측정장치(IMU)와 관성항법장치(INS)를 생산하는 파이버프로도 유망 업체다. 수중에선 위성항법장치(GPS) 활용이 제한돼 현재 위치를 확인하고 경로를 계획·조정하는 기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파이버프로 주가도 지난 1년간 126.1% 급등했다. ◇잠수함 전력과 엔진 업체 강세추진 전력과 전원 계통도 잠수함의 핵심 경쟁력을 좌우한다. 잠수함에 특화된 연료전지업체인 범한퓨얼셀은 장기간 수면 아래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지원한다. AIP는 잠수함의 은밀성을 높이고 작전 지속 시간을 늘리는 핵심 장비다. 비츠로셀은 리튬 1차전지와 열전지 등 특수전지 분야의 기술력을 입증받고 있다. 열전지는 유도탄, 어뢰, 디코이 등 다양한 수중 무기에 전력을 공급한다. 삼성SDI는 잠수함용 배터리 제조 기술이 우수하다. 높은 에너지 밀도에 더해 안정성, 충격·진동 내구성, 장시간 방전 등 다양한 분야의 성능을 충족해야 한다.

엔진과 발전 성능도 차별화된 기술이 필요하다. 잠수함용 엔진과 발전기는 탐지를 막을 수 있는 저소음·저진동 성능이 특히 중요하다. 한화엔진과 STX엔진이 잠수함에 특화된 엔진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정 기자재와 조선 부품주도 강세다. 특히 배관과 밸브, 계측·제어 등 잠수함 내부의 혈관에 해당하는 부품 업체가 떠오르고 있다. 밀폐된 압력 선체 안에서 전력, 유체, 공기, 냉각 계통이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선박용 계측·제어 시스템업체인 한라IMS는 최근 1년간 주가가 두 배로 급등했다. 비엠티와 태광도 각각 56.5%, 55.9% 올랐다. ◇정부 핵추진 잠수함 건조 수혜도잠수함 설계·건조업체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잠수함 공급망 기업을 선도하고 있다. CPSP 수주를 따내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CPSP는 노후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 12척을 도입하는 사업으로 이르면 이달 말 우선협상대상자가 발표된다. MRO까지 포함한 총사업 규모가 최대 60조원이다. 최근 1년간 한화오션은 43.9%, HD현대중공업은 56.2% 상승했다. 정부도 잠수함 사업을 전폭 지원하고 있다. 최근엔 2030년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장보고 N 사업을 발표했다. 다만 핵추진잠수함은 원자로 추진 체계와 안전 규제 등 사안에서 한·미 협의 등 넘어야 할 문턱이 많다.

해외에선 CPSP 외에도 페루 잠수함 공동 개발, 중동·동남아시아 잠수함 도입 수요가 기대된다. 수주에 성공하면 체계 업체뿐 아니라 무기, 배터리, 연료전지, 엔진, 배관·밸브, MRO 등 분야에서 장기간 매출을 예상할 수 있다. 계약이 체결되면 후속함 건조, 예비품 공급, 창정비, 성능 개량, 부품 교체, 교육·기술 지원 등 후속 계약도 잇따른다. 잠수함 수입국이 가격뿐 아니라 장기 군수 지원과 현지 정비 체계를 다양하게 평가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잠수함 사업은 한 건의 수출만 성사돼도 다양한 중소·중견기업에 장기간 매출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