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천연 위고비' 레시피"…SNS 뒤흔든 '홈메이드 건기식' [트렌드+]

입력 2026-05-24 20:22
수정 2026-05-24 20:23

반숙 계란 위에 뿌려진 올리브오일과 후추. 전 세계적으로 열풍인 비만 치료제 '위고비', '마운자로'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퍼지고 있는 '천연 위고비' 레시피다. 이처럼 최근 MZ세대 사이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이나 시술을 구매하는 대신 식재료를 활용해 직접 기능성 음식을 만들어 먹는 '홈메이드 건기식'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일명 '가성비 웰니스'로 적은 돈으로 건강·미용을 챙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위고비 대신 식재료 꺼냈다…올리브유 수입액 95% '급증'대표적인 사례가 천연 위고비다. 천연 위고비는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로 활동 중인 우창윤 내과 전문의(윔의원 원장)의 소개로 알려진 식단이다. 포만감이 높아 과식을 방지해 마치 비만 치료제와 같다는 것이 우 전문의의 설명이다. 반숙 계란과 올리브 오일, 후추 세 가지 식재료만 필요한 간단한 레시피에 SNS에서는 이를 직접 따라 먹는 인증 콘텐츠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실제 데이터도 관심 증가를 보여준다. 소셜 빅데이터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천연 위고비’ 언급량은 지난해 대비 9401% 증가했다. 관련 게시글의 긍정 언급 비율도 71%에 달했다. 유튜버 침착맨(이말년) 또한 천연 위고비를 먹는 콘텐츠를 유튜브 계정에 업로드해 이틀만에 조회수 49만회, 숏폼은 268만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 다이어트 식단을 넘어 하나의 홈메이드 건기식 문화로 확장되고 있다. 천연 위고비 전에는 올레샷(올리브오일+레몬즙)이 유행했다. 올레샷은 아침 공복에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과 레몬즙을 1대1 비율로 섞어 섭취하면 생물학적 노화를 늦추는 '저속 노화' 식단으로 유명해졌다.

과거에는 건강기능식품이나 피부 시술을 구매하는 방식의 자기관리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직접 식재료를 조합해 만들어 먹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물가 장기화 속에서 건강과 자기관리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지만, 비용 부담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식재료 기반의 셀프케어 문화가 확산하는 것이다.

홈메이드 건기식 열풍은 실제 시장에도 영향을 끼쳤다. 저속노화 식단 열풍과 함께 올리브오일 수요가 증가하면서 한국의 버진 올리브오일 수입액도 크게 늘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버진 올리브오일 수입액은 1억8616만달러(약 2730억원)로 전년 대비 95.2% 급증했다. 알약 대신 젤리 만들어 먹는 시대…'가성비 웰니스' 주목

홈메이드 건기식 열풍은 다이어트를 넘어 피부 관리와 헬시플레저 영역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최근 SNS에서는 블루베리·석류 등 과일에 콜라겐 파우더와 젤라틴을 섞어 만든 '홈메이드 보톡스' 레시피가 유행 중이다. 피부 탄력과 항산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다. 틱톡에서 해당 레시피를 소개하고 직접 만들어 보는 리뷰 영상이 조회수 100만회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단백질 섭취를 간편하게 즐기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단백질 파우더와 레몬즙 등을 활용해 만드는 '프로틴 레몬 젤리' 역시 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중이다. 기존 건강기능식품처럼 알약이나 분말 형태로 섭취하기보다 디저트처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웰니스(웰빙·행복·건강을 뜻하는 영어 단어 합성어) 문화가 전세대를 거쳐 일어나면서 비용효율과 재미를 중시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식재료에 기반한 건강기능식품을 직접 만들어 먹고 SNS에 공유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놀이 문화처럼 소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확산하는 웰니스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웰니스는 최근 한국 시장에서 각광받는 분야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MARC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웰니스 시장 규모는 742억달러(약 106조1208억원)를 기록했다. 2026년부터 2034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2.19%를 달성해 2034년에는 902억달러(약 128조9228억원)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