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죽인 줄 알았는데"…비행기 안에서 본 장면 '충격'

입력 2024-11-23 09:22
수정 2024-11-23 09:29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민간 항공 여객기들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에 대규모 미사일 공습을 가한 지난달 1일, 민간 항공 여객기의 근거리에서 미사일이 목격된 사례도 전해진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항공안전 평가 기업인 '오스트리 항공 솔루션스'(이하 오스트리) 집계 결과, 올해 중동 상공에서 포착된 미사일 수는 월평균 162기였다. 지난해 월평균 10기의 16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 집계치는 탄도·순항 미사일을 기준으로 산출한 것이다. 로켓·박격포·대포·드론까지 포함하면 총발사체 수는 이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한 영상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가는 에미리트 항공 여객기를 탄 한 승객이 "저건 폭죽이 터지는 건가요? 뭔가요?"라고 묻는다. 실제 그가 본 것은 이스라엘을 향해 날아가는 이란의 '미사일떼'였다.

탄도 미사일은 민간 항공기의 비행 고도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움직이지만, 하늘로 솟구칠 때와 목표물을 향해 하강할 때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순항 미사일의 경우, 낮은 고도로 날기 때문에 항공기의 이착륙 시 문제가 될 수 있다.

방공시스템이 민간 항공기를 미사일로 오인한다면 대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2014년에는 말레이시아 항공 소속 MH17편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러시아산 미사일에 격추돼 승객과 승무원 298명이 전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0년에는 이란 테헤란 부근 상공에서 우크라이나 항공 소속 PS752편 여객기가 이란군의 격추로 추락해 탑승자 176명이 전원 숨지는 일도 있었다.

각국 정부의 영공 통제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항공사의 무리한 비행 계획 등이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된다. 지난달 1일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당시 항공편 다수가 경로 변경 없이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에 위치한 이라크, 요르단, 시리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북부 상공을 지났다. 같은 달 26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보복 공습 당시에도 이 일대에서 항공기는 계속 운항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