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 급락은 미국 제조업에 ‘대재앙’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3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은 미국에 엄청난 재앙”이라며 “내가 대통령일 때 나는 일본과 중국에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적었다.
그는 “(엔저 현상으로)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떨어져 많은 사업을 잃게 되거나 ‘똑똑한’ 나라에 공장을 짓는 등 무엇이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일본과 중국을 거대 국가로 만든 배경”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해 “바이든은 엔화 약세와 달러 강세를 내버려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24일 엔·달러 환율은 런던 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달러당 155엔을 돌파했다. 엔·달러 환율이 155엔을 넘어선 것은 1990년 6월 이후 34년 만에 처음이라고 NHK는 전했다. NHK는 “미국 경제가 견조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관측이 후퇴하는 등 미·일 양국 금리 차가 부각돼 엔을 팔고 달러를 사는 움직임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올해 1월 초만 해도 엔화는 달러당 140엔대에 거래됐으나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엔저와 관련해 “높은 긴장감을 갖고 보고 있다”며 “각국 관계 당국과 긴밀히 의사소통하면서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경계감을 나타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25~2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시장 동향과 정책 방향 등을 논의한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23일 미국을 찾은 아소 다로 전 일본 총리와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만나 한 시간가량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두 사람은 회담 후 발표한 성명에서 “미·일 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물리적·경제적 안보와 안정에 중요하다는 점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