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사는 동네엔 의사도 많았다…특목고 진학률도 3배 '껑충'

입력 2024-01-08 09:20
수정 2024-01-08 09:40

서울 내 고가주택이 모여있는 지역의 인구 대비 병원 수, 의사 수가 저가주택 지역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학교 졸업생의 특목고·자사고 진학률도 고가주택 군집지가 3배 높았다.

8일 국토연구원의 '도시 내 고가주택 군집지역과 저가주택 군집지역 간 거주환경 격차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보건복지와 교육 환경에서 집값 격차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서울 내 기초지역을 고가주택 군집지역과 저가주택 군집지역으로 분류했다. 고가주택 군집지역은 455개, 저가주택 군집지역은 1025개였다. 고가주택 군집지역의 평균 주택 공시가격은 약 13억원, 저가주택은 약 2억원이다.

조사 결과, 고가주택 지역의 병원 수는 2547개, 저가주택 지역의 병원은 2521개로 집계됐다. 인구 1만명당 병의원 수는 고가주택 지역은 25.5개, 저가주택 지역은 14.9개로 나타났다. 고가주택 지역이 저가주택 지역보다 70% 많았던 것이다.

인구 1만명당 의사 수는 고가주택 지역은 50.9명, 저가주택 지역은 22.2명으로 2배 이상 차이 났다. 반면 인구 대비 응급실 수는 저가주택 지역에 더 많았고, 가장 가까운 응급실까지의 거리도 더 짧게 나타났다.

중학교 졸업생의 특목고 및 자사고 진학률도 큰 차이를 보였다. 고가주택 군집지 내 중학교 졸업생의 특목고 및 자사고 진학률은 18.2%로 저가주택 군집지(6%)에 비해 3배 높았다. 고가·저가주택이 섞여 있는 비군집지 진학률은 9.2%였다.

연구진은 "저가주택 지역을 공공병원과 의료원 설치 우선 지역으로 지정해 병의원과 의사 수 격차를 줄여야 한다"며 "공공병원을 저가주택 지역에 정책적으로 집중해 지역 간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가주택 군집지의 중학교는 성적 향상에 대한 열망이 있거나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적합한 프로그램, 학급을 제공해야 한다"며 "중학교 졸업생의 자사고 및 특목고 진학률 격차가 일어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