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배우자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외신 인터뷰에 나서 자국 여성과 아이들에 대한 러시아군의 성폭력을 폭로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24일(현지 시각) 미국 CBS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과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의 점령지 성폭력에 대해 "전쟁범죄"라며 "말로 묘사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전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러시아 군인들이 성폭력을 충동적으로 자행하는 게 아닌 의식적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별적인 일들이 아니라 러시아군 지도부가 군인들에게 그것을 허용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CBS에 따르면 러시아 군인들에 의한 점령지 성폭력은 우크라이나 검찰청에 신고된 것만 231건이다. 그중 아동 피해자는 13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젤렌스카 여사는 신고하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가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다른 사람들에게 (성폭력) 피해를 알리기 위해서는 정말로 용기가 있어야 한다"며 "사람들은 가해자가 심판받는 것을 보게 될 때 자신의 피해에 대해 말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도서관, 박물관 등 문화시설을 파괴했다고 전하면서 "문화 역시 '전장'이 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지원에 대해서는 "모든 미국인이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이해하길 희망하고,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받는 지원이 중단될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