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템퍼링 아니라 분명히 말했다"…오메가엑스 전 매니저 고백

입력 2023-08-30 10:05
수정 2023-08-30 10:14

그룹 오메가엑스의 템퍼링(tampering) 쟁점에 선 전 매니저 A씨가 입을 열었다.

지난 19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피프티 피프티 사건을 다루며 편파성 논란이 불거진 후, 한 유튜버가 "SBS가 오메가엑스 템퍼링에 깊이 관여돼 있기 때문에 이런 방송이 나온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이후 오메가엑스와 전 소속사의 분쟁이 재점화됐다. A씨는 그 쟁점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A씨는 오메가엑스가 전 소속사 대표 K씨에게 폭언, 폭행 및 성추행 등을 당했다며 법적 분쟁을 겪었을 당시 멤버들과 함께했던 인물.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을 때 멤버들과 함께했고, 올해 3월 스파이어와 투자사인 다날, 그리고 오메가엑스 3자 합의 IP 양수 계약 당시에도 멤버들을 대리해 계약서에 사인한 인물이다.

A씨는 한경닷컴에 "스파이어 측이 공개한 그 녹취록이 녹음된 변호사 사무실에 갔을 때조차 저는 다날과 IPQ(전 픽쳐레스크)와 접촉이 없었다는 점을 확실히 말씀드렸다"며 "그런데 왜 템퍼링을 주장하는지 당황스럽고,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왜 그 부분은 숨기고 있는지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스파이어 측은 앞서 "3자 합의 양수 계약이 무효이며, 이 때문에 오메가엑스에 대한 모든 권한도 스파이어에게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할 때 그에 대한 근거로 제시한 것도 'A씨의 폭로'였다. 스파이어는 지난 30일 "A씨가 당사 쪽에 연락했고, 3차례 만남을 통해 템퍼링 의혹의 정황과 양수도 계약이 유효하지 않다는 내용을 폭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A씨가 밝힌 내용은 스파이어 측과 달랐다. 특히 이미 다른 회사와 전속 계약 중인 아티스트를 사전에 접촉해 빼가는 '템퍼링'에 대해서는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이어진 총 3차례의 만남 동안 줄곧 "사전에 접촉한 적이 없고, 법인을 설립하려다 결국 IPQ로 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이 확인한 녹취록에서도 K씨의 남편이자 스파이어 공동 대표인 H씨의 질문에도, 스파이어 측 변호사의 "사전에 계획된 느낌이다"는 말에도 A씨는 "다날, IPQ와 사전에 같이하려 했던 건 아니다"고 분명하게 지속해서 답했다.
A씨는 스파이어와 왜 만났나A씨는 '오메가엑스 및 제반 IP 관련 양수도 계약'(이하 IP 양수도 계약) 체결 이후 오메가엑스 멤버들과 함께 독자 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나왔다. 하지만 지난 7월 3일 오메가엑스 멤버들이 IPQ와 전속계약 체결을 논의 하는 과정에서 뜻이 맞지 않다는 걸 확인하게 됐고, 전속계약이 마무리되기 직전인 6월 중순쯤 퇴사했다. A씨는 스파이어 측과의 만남에 대해 "처음은 지인인 스파이어 소속 프로듀서가 생일이라 연락을 줘서 만나게 됐고, 그 다음은 H대표와, 그 후엔 H대표와 K대표와, 마지막으로 스파이어 측 변호사 사무실에서 미팅이 있었다"고 전했다.

"스파이어 소속 프로듀서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던 사람이었고, 이 일을 겪으면서 전 멤버들, 그분은 회사 쪽으로 나뉘면서 연락이 뜸해졌어요. 그러다 그분이 제 생일이라고 연락을 먼저 주셨고, 날짜를 잡고 만나게 됐죠. 그 자리에서 '네가 IPQ를 그만둔 걸 대표님들도 알고 계시다. 한번 보고 싶다고 하시더라'고 했고, 저도 저를 둘러싼 소문이 있어서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만나겠다고 했습니다."
"계약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A씨는 "멤버들의 대리인으로 IP 양수도 계약에 참여하면서 오메가엑스의 채무액과 위약금에 대한 의무가 저에게도 있었다"며 "하지만 더 이상 오메가엑스 일을 하지 않고 권한도 없어졌는데, 그 책임은 여전히 저에게 있고, 스파이어 쪽에서 저에게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는 소문을 듣게 돼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고 만남의 이유를 설명했다. A씨가 각 만남을 가지면서 녹취했던 이유였다.

"H대표님을 만났을 때 '계약 위반이다'라고 하셨고, 저는 '왜 계약위반일까' 의문이 들었어요. 만약에 위반이 된 부분이 있었다면 정확히 알고 싶었거든요. 저도, 대표님도 법에 대해선 전문가가 아니니 그래서 그쪽 변호사를 만나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됐고요."
변호사 사무실에서 말한 "계약하지 않았다" 의미는…스파이어 측에서 공개한 녹취록에서 A씨는 "멤버들과 약정이 없냐"는 변호사의 말에 "따로 쓰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변호사는 "너무 무모한 게 아니냐"고 말했고, K대표도 "너무 무모한 거지, 아니, 전속계약을 해놔야지"라고 거들었다. 이를 들은 A씨는 "당연히 믿고 있었다. 저도 그게 너무 후회스럽다"는 말을 했다.

A씨는 이에 대해 "'계약'이라고 말씀을 하셔서, IP 양수도 계약 위임장이라 생각을 못 하고 멤버들과 전속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씀드린 거였다"며 "회사를 나와 법인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제가 멤버들 개개인과 전속계약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서로 신뢰하고 같은 길을 가자는 취지로 사전에 계약하지 않았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IP 양수도 계약을 위해 3자 합의했을 때 각각 법무법인이 다 있었다"며 "담당 변호사들이 그거 하나 파악하지 못했겠냐"고 전했다.

지난 7월 18일 변호사 사무실에서 만남을 끝으로 A씨는 더 이상 스파이어 측과 만나지 않았다. A씨는 "저에게 (오메가엑스에 대한) 권리는 없지만, 의무는 있다는 식으로 말씀을 하셔서 당황스러웠고, 그래서 그 후 더 이상 그쪽이랑 연락하지 않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9일 만인 지난 7월 27일 스파이어로부터 '오메가엑스 및 제반 IP 관련 양수도 계약 위반 통지의 건'이라는 내용 증명을 받았다.

"오메가엑스가 새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서운한 감정도 있었지만, 저는 멤버들을 공격하고 싶지 않아요. H대표님도 저와의 만남에서 멤버들이 다치는 건 보고 싶지 않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지금은 모두가 다치고 있는 거 같습니다."

A씨는 자신의 실명을 언급한 유튜브 채널과 일방적으로 녹취록이 공개된 부분에 대해서도 법적인 책임을 묻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A씨는 "변호사 사무실에 갔을 때, 담당 변호사님이 '어차피 싸움이 시작된 것도 아니고, 녹취나 이런 건 하지 말자. 싸우자고 만난 게 아니다'는 식으로 말씀을 하셨다"며 "그런데 이렇게 녹취록이 일부 공개돼 당황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저는 정말 쉬려고 회사를 나온 건데, 이름도 너무 많이 공개돼 걱정되지만 여러 방면으로 준비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파이어 측 "사과하고 싶다고, 먼저 만나자고 했다"스파이어 측은 A씨의 말과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H대표는 "A씨가 지인 프로듀서를 통해 먼저 연락해 '사과하고 싶다'고 했고, 제 와이프(K대표)를 만나게 해 달라고 해서 처음에 진심을 확인하고자 셋이 처음에 만났다"며 "만나서 '스파이어에 다시 취직하고 싶다'고 하더라. 본인이 이 사태를 만든 건데 말도 안 되는 얘기라 '그러면 잘 설득하라'고 했다. 나도 녹취록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위여부 확인을 위해 H대표에게 녹취록을 공개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H대표는 "우리 담당 변호사가 현재 소송 중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하더라"라면서 거절했다.

K대표 역시 "A씨의 요청으로 만나게 된 것"이라며 "(IPQ 측에) '토사구팽 당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저희와 3자 계약을 한 주체고, 계약에 대한 책임을 갖고 있다"며 "저희에게 A씨가 요청한 건 '멤버들이 독립하고 싶어하니, 독립할 수 있도록 스파이어에서 응원해줘라. 놔 줘라'라고 한 거였다. IPQ랑 계약을 하는 거였다면 절대 안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A씨가 변호사 사무실을 찾은 것에 대해 H대표는 "사기 계약을 했으니 상담하라고 했다"며 "그래서 저희 변호사를 소개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K대표도 "법률적으로 도움을 받고 싶다고 하더라"라며 "변호사를 만나 다 같이 보자고 해서 미팅을 주선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