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방정부 276조원 규모 부채 매각 추진"

입력 2023-08-21 07:36
수정 2023-09-03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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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지방정부들 부채 약 276조원 규모를 매각하도록 추진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경제의 주요 리스크로 부상한 지방정부의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중국이 12개 지방정부의 부채 상환을 위해 총 1조5000억위안(약 276조원) 규모의 특별 금융 채권을 판매하도록 허용할 계획이라고 지난 19일 보도했다.

차이신은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도시들이 대상이라며 톈진과 충칭, 산시, 구이저우, 원난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앞서 이달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이 지난 6월 지방정부 부채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적인 조사를 실시했으며, 12곳 도시를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하고 채권 판매를 허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차이신은 또한 중국 인민은행이 시중은행들과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지방정부에 저비용으로 장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조치가 도입되면 최근 우려가 커지는 중국 지방정부융자기구(LGFV)의 유동성 리스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LGFV는 중국 지방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 목적으로 세우는 회사다. 공공 인프라 사업을 하는 만큼 본래 수익성이 낮다. LGFV 채무가 지방정부 계정에 잡히지 않아 중국 정부의 숨겨진 빚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해 중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부동산 수입의 의존도가 높은 중국 지방정부들의 재정 위험이 불거졌고, LGFV의 재정 건전성도 악화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월 중국 내 LGFV 부채가 지난해 말 66조위안(약 1경214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연쇄 채무불이행(디폴트)가 가시화되고, 부동산신탁회사로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부동산 부실이 LGFV 부실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은 달러 표시 채권의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며 디폴트 위기에 빠졌다. 이어 또 다른 중국 업체인 위안양그룹(시노오션)도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고, 2021년 디폴트에 빠져 중국 부동산 위기의 진앙지로 꼽히는 헝다그룹(에버그란데)은 뉴욕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