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와 손잡고 미국에서 83형(대각선 길이 약 211㎝) OLED TV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80형대 OLED TV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계열사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 생산 한계로 초대형 OLED TV 시장에 뛰어들지 못했지만 LG디스플레이에서 패널을 공급받으면서 본격적인 시장 공략이 가능해졌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12일 공식 홈페이지와 현지 소매점을 통해 83형 OLED 4K TV 판매에 들어갔다. 홈페이지 기준 판매가는 5399.99달러(약 700만원)다. 이로써 삼성전자 OLED TV 모델은 55·65·77·83형 총 4종으로 늘어났다.
이 제품에는 대형 OLED 패널 시장의 강자인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 OLED 패널이 탑재됐다. 현재 국내외 디스플레이업체 가운데 83형 OLED 패널을 양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기업은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서 55·65·77형 OLED TV에 들어가는 퀀텀닷(QD)-OLED 패널을 공급받았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의 생산능력은 150만 장 수준에 불과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못한 채 LCD 기반 QLED TV에 주력해왔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OLED 동맹’을 맺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OLED TV 시장 공략이 시급했고,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두 분기 연속 적자를 내며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전체 TV 시장 1위인 삼성전자가 대형 OLED TV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회사 옴디아는 OLED TV 출하량이 2023년 835만 대에서 2026년에는 1104만 대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1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TV의 매출 점유율은 2022년 36.7%에서 2024년 5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