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증권은 14일 삼성전자에 대해 반도체 실적 회복을 위해서는 공포의 적자 골짜기를 건너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는 아직 유효하다며 목표가 7만2000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1분기 삼성전자는 매출 65조5000억원, 영업이익 8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94% 감소한 추정치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예상치보다 훨씬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 부문 영업손실이 3조7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말 기준 반도체 재고는 29조원을 넘을 정도로 과도해 당분간 계속 실적에 부담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2분기 실적도 1분기 대비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도체 재고가 너무 과도한 수준인데다 모바일경험(MX) 사업부도 2분기부터는 마진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반도체 재고가 너무 많다는 것인데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생산량을 줄이고 재고평가 손실도 반영해야 한다"며 "하지만 그렇게 되면 고정비 부담이 더 높아져 칩당 원가는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결국 반도체 실적의 회복을 위해서는 공포스러운 깊은 적자의 골짜기를 건너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올해 영업이익은 10조원으로 77%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현재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2배 수준으로 다운사이드(하방압력)는 제한적이라고 이 연구원은 말했다. 이 연구원은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아직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