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와 된장 등 콩으로 만든 식품을 꾸준히 섭취한 남성은 위암에 걸릴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우경·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04∼2013년 도시 기반 역학연구(HEXA study)에 참여한 40~69세 13만9267명(남 4만6953명, 여 9만2314명)을 대상으로 평균 9.2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이 같은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연구 기간 위암이 발생한 767명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대상으로 콩과 된장, 두부 등을 먹는 것이 위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그 결과, 두부를 일주일에 2회 이상 섭취한 남성은 두부를 거의 섭취하지 않는 남성보다 위암 발생 위험이 37%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두부를 많이 섭취하는 사람일수록 위암 발생 위험이 낮아지는 연관성이 두드러졌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다만 두부와 된장 등의 섭취는 체중에 따라 위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체질량지수(BMI) 기준으로 정상 체중(23kg/제곱미터 미만)을 넘어서지 않은 남성의 경우, 된장과 두부를 자주 섭취할수록 위암 발생 위험이 낮았다. 다만 과체중이나 비만한 남성에게서는 이런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콩으로 만든 식품은 항염증 및 항산화 기능을 하는 물질인 제니스테인(genistein)과 아이소플라본(isoflavone)이 함유돼 있어 위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된장은 나트륨 함량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발효 과정에서 몸에 좋은 생리 활성물질이 생성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신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된장은 오랜 시간의 발효 과정 동안 더 많은 생리 활성 물질이 생성되기 때문에 위암을 예방하는데 더 좋은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 영양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Nutrition) 최신 호에 발표됐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