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초창기 멤버인 수잔 워치스키 유튜브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사임한다고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14년 유튜브 CEO로 부임한 지 9년 만이다.
워치스키는 이날 유튜브 공식 블로그를 통해 “여기서(구글) 거의 25년째인 오늘 유튜브 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며 “가족과 건강, 개인적인 프로젝트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구글과 유튜브 자문을 맡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차기 CEO로는 인도계인 닐 모한 유튜브 최고제품책임자(CPO)가 선임됐다. 모한은 2008년 구글에 합류해 2015년부터 CPO를 역임해왔다.
워치스키는 빅테크 업계에서 이름을 날린 여성 임원이다. 1998년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차고에서 구글을 창업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 차고를 제공해 준 사람이 워치스키였다. 이 인연으로 브린은 워치스키의 여동생과 결혼하기도 했다. 당시 인텔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던 워치스키는 이듬해 구글로 거처를 옮겼다. 이후 구글 제품관리 담당 수석부사장과 광고 담당 수석부사장 등을 거쳐 유튜브 CEO에 올랐다.
그는 구글의 가장 중요한 인수합병(M&A)에도 참여했다. 2006년 유튜브와 2007년 광고업체 더블클릭의 인수다. 2006년 구글은 워치스키의 설득으로 당시 자체 동영상 플랫폼인 ‘구글 비디오’를 성장시키는 대신 이미 시장을 점유하던 유튜브를 인수했다. 더블클릭 인수 후에는 광고 서버를 구축해 온라인 광고 시장 점유율을 대폭 키웠다.
워치스키의 임기 동안 유튜브는 급성장했다. 현재 매달 유튜브를 사용하는 사용자 수는 20억명으로 10년 만에 10억명이 증가했다. 구글의 가장 중요한 수익원으로도 자리잡았다. 그러나 아동 관련 등 콘텐츠 관련 논란도 이어졌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사회 혼란이 커지던 시기에는 유튜브가 가짜뉴스와 음모론, 혐오 발언 등을 퍼뜨렸다는 비판도 컸다.
최근에는 틱톡과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 동영상 플랫폼이 인기를 끌면서 유튜브도 숏폼 플랫폼 ‘숏츠’를 강화해왔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광고주들의 광고 지출이 줄면서 유튜브 광고 매출은 최근 2분기 연속 하락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