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게임 업계는 올해 글로벌 사업에 희망을 걸고 있다. 성장세가 둔화한 국내 시장 대신 해외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해외에서 성과를 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해외 서비스를 위해 작지 않은 규모의 투자가 이뤄져야 하고 경쟁자도 많다는 이유에서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주요 게임 기업은 최근 중국에서 판호를 발급받은 국내 게임을 현지화하는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판호는 중국 시장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하는 허가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말 넥슨,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등 한국 기업의 게임 총 8종에 대해 현지 시장 수입을 허용했다. 2017년 본격화한 한류 제한령(한한령) 이후 가장 많은 기업이 허가를 받았다.
중국 게임 시장은 세계 2위 규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중국 게임 시장은 3위 일본과 4위인 한국 시장을 합친 것보다 크다. 각 기업이 이번 판호 사례에 희망을 걸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수년 전까지만 해도 서비스나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중국 게임업체들이 급성장했다. 중국 호요버스의 ‘원신’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는 등 한국 못지않은 대작이 쏟아지고 있다. 2021년과 지난해 급증한 인건비도 국내 게임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인터넷 기업도 힘든 시기를 보낼 전망이다. 국내에선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각종 규제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지난달엔 기업 데이터센터와 플랫폼 관리 감독 강화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기업엔 기존 사업 관리를 위한 비용 부담이 커진다. 정부는 온라인플랫폼 독과점 심사 지침을 제정하고, 기업결합(M&A) 심사 기준도 개정할 예정이다. 거대 플랫폼 기업의 확장이 시장 경쟁을 해치는지 더 꼼꼼히 따지겠다는 취지다.
인터넷 기업들은 해외 시장을 공략해 새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에서 커머스 사업을 확장한다. 이를 위해 각국 현지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투자를 늘리고 있다. 카카오도 콘텐츠 플랫폼을 필두로 글로벌 사업을 키울 예정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