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기만 한 가계대출, 올해 18년만 첫 감소 유력

입력 2022-12-18 09:46
수정 2022-12-18 09:47

올해 은행권 가계대출이 통계 작성 이후 18년 만에 처음 전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금리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데다 부동산, 주식, 코인 등 자산 시장이 얼어붙어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15일 현재 693조6469억원이다. 지난해 말(709조529억원)보다 15조4060억원 감소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월별 통계에서도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10월 기준 902조6670억원으로 작년 12월(910조1049억원)보다 7조4379억원 줄어들었다.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까지 포함한 전체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역시 올해 들어 10월까지 9조6812억원(작년 12월 1261조4859억원→1251조8047억원) 감소했다.

해당 통계는 2003년 10월부터 집계됐다. 연간 증감을 확인할 수 있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예금은행은 물론 전체 예금취급기관 기준으로도 연말 가계대출 잔액이 전년 말보다 줄어든 적은 없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추세, 비은행예금 취급기관 상황 등을 고려하면 올해 은행과 전체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잔액이 통계 작성 이후 18년 만에 처음 감소할 전망이다.

올해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금리가 빠르게 치솟으면서 대출자들이 이자 부담이 커져서다. 올해 초 4%대 후반이었던 시중은행의 주택담보·신용대출 금리 상단이 최근 8%에 바싹 다가서자 대출자들은 마이너스 통장을 포함한 신용대출을 갚고 있다. 자산시장이 차갑게 식은 점도 한몫했다. 부동산, 주식, 코인 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레버리지(차입 투자)를 노린 대출 수요가 감소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