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반려견용 먹는 당뇨약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국산 35호 신약 후보로 꼽히는 이나보글리플로진을 활용해 반려견용 제품 개발에 나서면서다.
대웅제약은 당뇨신약 후보물질 DWP16001을 동물의약품으로 출시하기 위해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DWP16001은 대웅제약이 개발하고 있는 이나보글리플로진 성분의 당뇨약 후보물질이다. 먹는 2형 당뇨 환자 치료제로 출시하기 위해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시판허가 신청을 했다. 올해 35호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을 가능성이 높다.
대웅제약은 이 약물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반려견용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 지난해 5월 약효를 확인한 뒤 1년간 안전성을 연구했다. 최한솔 서울대 수의대 과학교실 전임수의사는 최근 “DWP16001을 반려견에 장기 투여해도 저혈당 등 부작용이 생기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두 건의 연구자 임상으로 당뇨 반려견에서 DWP16001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며 “반려동물 대상 의약품으로 개발해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20년 기준 국내 가구의 15%인 312만9000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반려견 300마리 중 1마리가 당뇨병을 앓지만 반려견용 먹는 당뇨약은 개발되지 않았다. 당뇨를 앓는 반려동물은 인슐린 주사에 의존한다.
인슐린을 많이 투여하면 저혈당쇼크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를 우려해 적게 투여하면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다. 대웅제약은 인슐린과 DWP16001을 함께 투여하면 부작용 위험을 낮추면서도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려동물 치료제를 신사업으로 선택한 제약사는 대웅제약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반려견용 인지기능장애 치료제 제다큐어를 출시한 유한양행은 올 4월 소형견용 추어블 제품을 선보였다. 동국제약도 반려견용 치주질환 치료제 캐니돌을 판매하고 있다. 종근당과 일동제약, 광동제약은 반려동물 영양제 제품군 확대에 나섰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