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지난 3분기 잇달아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작년 다섯 곳이던 영업이익 1조원 업체가 올해는 한 곳도 나오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증시 약세가 해결된 내년 하반기에나 증권사들의 경영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모두 1조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미래에셋증권은 9712억원, NH투자증권은 5192억원, 한국금융지주는 8626억원, 삼성증권은 6973억원, 키움증권은 68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투자은행(IB) 부문에서 호실적을 보이며 선방한 메리츠증권도 작년 대비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한 9470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증시 호황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미래에셋증권(1조4855억원), 한국투자증권(1조2889억원), NH투자증권(1조2939억원), 삼성증권(1조3087억원), 키움증권(1조2089억원) 등 다섯 곳이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다.
올해는 어닝쇼크를 기록하고 있다. 증시 약세로 인한 위탁수수료 수입 급감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악재가 겹치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7조5684억원으로 전년 동기(11조7538억원) 대비 35.45% 줄었다.
내년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NH투자증권(7214억원) △삼성증권(7636억원) △키움증권(7542억원) 등은 실적이 소폭 개선될 전망이지만 내년에도 1조 클럽 복귀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융지주(1조24억원)는 내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투자증권 외 자회사 영업이익을 합산한 것임을 고려하면 한국투자증권 역시 영업이익 1조원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