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금리 年7% 넘으면 120만명 원리금 갚기 힘들다

입력 2022-11-09 17:59
수정 2022-11-17 20:45
주택담보대출 등 주요 가계대출 금리가 최고 연 7%를 넘어서면서 소득에서 세금을 내고 나면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대출자가 120만 명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빚을 갚지 못하는 대출자들이 늘면서 올 들어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액도 10% 이상 증가했다.

9일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출자 1646만 명 중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연 7% 수준이 되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90% 초과 대출자는 12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3월 말 가계대출 평균 금리(연 3.96%)에서 금리가 3%포인트 이상 상승했을 경우 대출자에게 미칠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DSR은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대출 원금과 이자가 전체 소득과 비교해 얼마나 되는지를 계산한 수치다.

DSR 90% 초과 대출자는 전체 소득에서 소득세와 건강보험료 등 세금만 내도 원리금을 못 갚는 대출자, DSR 70% 초과 대출자는 소득에서 최저 생계비를 제외했을 때 원리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대출자로 분류된다.

지난 3월 말 DSR 90% 초과 대출자는 90만 명이었지만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연 7%가 되면 120만 명으로 증가한다. 이들 부채도 253조9000억원에서 335조7000억원으로 늘어난다. DSR 70% 초과 대출자도 지난 3월 말 140만 명에서 190만 명으로 확대된다. 같은 기간 부채 규모도 357조5000억원에서 480조4000억원으로 증가한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연체액도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가운데 원금과 이자를 1개월 이상 갚지 못한 연체액은 3분기 말 기준 9216억원으로 작년 12월보다 15.2%(1217억원) 늘었다. 2019년 12월 1조2284억원에 달했던 4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연체액은 2020년 12월(9740억원)과 2021년 12월(7999억원) 등 감소세를 이어왔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