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유통 단계에 동생이 운영하는 업체를 끼워 넣어 수십억원대 이익을 챙기게 한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71) 전 MP그룹 회장이 다시 재판받게 됐다.
24일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정 전 회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정 전 회장은 2005년~2017년 치즈 유통 단계에 동생이 운영하는 두 개 업체를 끼워 넣어 57억원의 '치즈 통행세'를 챙기도록 부당 지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치즈 통행세' 부분을 부당하게 거래에 개입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지만, 2심은 공정거래법 위반이 아닌 회사에 손실을 끼친 배임 혐의로 인정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정 전 회장의 행위는 부당한 방법으로 다른 사업자들의 사업 활동을 심히 곤란하게 할 정도로 방해하는 행위"라면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공정거래법 위반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근거로 미스터피자 측이 '치즈 통행세'에 반발해 탈퇴한 가맹점주들은 다른 피자 브랜드를 운영하더라도 특정 소스와 치즈를 납품받지 못하게 한 점을 들었다. 이에 따라 사업 활동이 현저히 곤란해진 업주들이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그런데도 이와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심리를 다하지 않거나 법리를 오해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