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4조 메디트 인수전에 '전쟁 변수'

입력 2022-10-09 17:29
수정 2022-10-10 00:37
몸값 4조원에 이르는 국내 구강스캐너 업체 메디트 인수전에 돌발 변수가 생겼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다. 메디트의 러시아 사업 비중이 10% 넘는 상황이라 주요 인수 후보군에 포함된 미국 사모펀드(PEF)들이 최종 입찰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디트의 최대주주 유니슨캐피탈은 이달 중하순 본입찰을 시행할 계획이다. 인수 후보는 SK텔레콤, 한국의 GS그룹과 미국계 사모펀드(PEF) 칼라일로 구성된 GS칼라일 컨소시엄, 미국계 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유럽계 PEF CVC캐피탈 등이다.

메디트 매출은 해외 비중이 40% 이상이다. 유니슨캐피탈이 2019년 회사를 인수한 뒤 해외 사업을 적극 확장한 결과다. 문제는 수출국 중에 미국의 경제 제재 대상국이 일부 포함된 것이다. 러시아, 이란, 시리아 등이다. 러시아 수출 비중은 1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실(OFAC)을 통해 자국 기업이 이들 국가 및 국가 소속 개인과 금전거래를 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KKR과 칼라일은 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이 메디트를 인수하면 메디트가 영위하는 러시아 사업장에 미국 자금이 투입되는 것으로 판단될 수 있어서다.

미국은 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