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기업 지배구조 개선 위해 기관 투자자 역할 강화할 것"

입력 2022-10-05 16:12
수정 2022-10-05 16:59

금융당국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기관 투자자들의 책임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공시 제도 정비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5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국제 기업지배구조 네트워크(ICGN) 컨퍼런스 서울 2022’에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기관 투자자가 지배 주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증가했다”며 “스튜어드십 코드 내실화 등을 통해 기관 투자자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가 투자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공시제도 정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 부위원장은 “기업지배구조 문제는 선진 경제로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민해야할 이슈”라며 “기업 경영의 투명성,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공시제도 정비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환영사에서 “3년 간 공시 효과를 분석한 결과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대상 법인들의 지배구조 개선을 통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오는 2026년까지 공시 의무 대상 법인을 전 코스피 상장법인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행사를 공동개최한 ICGN에서 한국의 기업지배구조 정책 권고사항을 발표하기도 했다. 케리 워링 ICGN CEO는 ESG 공시 조기 도입, 인수합병 시 소수주주 보호를 위한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 임원보수에 대한 근거 공시 확대, 여성이사 할당제 확대 등을 권고사항으로 제시했다.

ICGN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북미, 유럽의 기관투자자들이 모여 1995년 설립한 단체다. 약 50개국 600명 이상의 전문가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기업 지배구조 관련 글로벌 기준 확립 등을 위한 연구를 수행한다.

한국거래소, 한국ESG기준원이 ICGN과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컨퍼런스는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열리는 행사다. 다음날까지 이틀 동안 ‘지배주주, 기업가치, 소수주주권리’, ‘이사회에 대한 질적 평가와 CEO 감독의 효율성’ 등을 주제로 세션이 진행된다.

손 이사장은 “건전한 지배구조 구축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주주의 장기이익을 보장한다”며 “이번 행사가 한국 기업이 지배구조 영역에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접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