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로 응대한 20대 편의점 알바에 폭언한 70대 남성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판사 양경승)는 지난 25일 모욕 혐의로 기소된 70대 남성 A 씨의 항소심에서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50만 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A 씨는 2020년 11월께 담배를 사기 위해 들른 서울 강남의 한 편의점에서 20대 아르바이트생 B 씨에게 욕설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당시 A 씨가 상품명만 짧게 말하자 B 씨는 "2만 원"이라고 반말로 응대했고, 이에 격분한 A 씨가 욕설을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어디다 대고 반말이냐"고 따졌고, B 씨는 "네가 먼저 반말했잖아"라고 따졌다.
A 씨의 폭언이 이어지자 B 씨는 경찰을 불렀고, 결국 검찰은 A 씨를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에서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존중받기 위해서는 피고인도 피해자를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며 A 씨에게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
법원은 "나이가 훨씬 많다는 이유로 반말하거나 반말 응대를 한 피해자에게 폭언에 가까운 말을 표출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A 씨는 당시 편의점 안에 다른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모욕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항소했다. 형법상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공연성(불특정 또는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2심 법원은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편의점 안으로 들어왔을 때부터 계속 편의점 문이 도로를 향해 열린 상태였고, 피고인의 욕설과 삿대질 직후 남자 손님이 편의점 안으로 들어왔으며, 같은 시간 편의점 밖에 어린이들이 있었다"면서 유죄 인정이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