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상용화된 지 약 5000일(13여 년)이 지나자 SNS가 생겨났다. 이제 SNS가 나온 지도 5000일 정도 지났다. 인터넷과 SNS는 마치 쌍두마차처럼 우리의 일상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5000일 후의 세계》는 기술 발전에 따른 세상의 커다란 변화를 예측하고 소개한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와이어드’를 공동 창간하고 편집장을 지낸 케빈 켈리, 국제 정세 등을 다루는 저널리스트 오노 가즈모토가 함께 썼다.
저자는 커다란 미래의 흐름을 찾는 방법으로 ‘테크놀로지에 귀 기울이기’를 꼽는다. ‘테크놀로지는 무엇을 원하는가?’를 끊임없이 묻고, 테크놀로지가 인간이 원하는 바를 어떻게 가져다줄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테크놀로지가 가져올 미래의 변화를 자연히 알 수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이를 통해 저자가 예측한 미래의 모습은 어떤 걸까. 그는 모든 것이 인공지능(AI)과 연결되고 디지털과 융합된 증강현실(AR) 세계인 ‘미러 월드(Mirror World)’가 펼쳐질 것으로 내다본다. 미러 월드는 제1 플랫폼인 인터넷과 제2 플랫폼인 SNS를 잇는 제3의 플랫폼이 될 것으로 저자는 예측했다.
미러 월드가 구현되는 방식은 어렵지 않다. 사람들이 현실 세계에서 인터넷과 SNS를 통해 다양한 검색을 하면, 그 결과를 이용해 새로운 세계를 탄생시킨다. 이 과정에서 AI와 알고리즘이 적극 활용된다. 미러 월드에선 공간의 제약도 사라진다. 각기 다른 장소에 있는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활동하며, 지구 크기만 한 가상 세계를 함께 만들어 나간다. 언어의 장벽도 허물어진다. 다른 나라 말을 몰라도 자동 번역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과 막힘 없이 소통할 수 있다.
100만 명 단위의 사람들이 동시에 하나의 프로젝트로 함께 일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전과는 다른 형태의 업무 방식이 자리할 수 있다. 산업 지형도가 바뀌며 무명의 스타트업이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저자는 예측했다. 저자는 “제3플랫폼 시대의 새로운 승자는 AR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 SNS 외부에 있는 소규모 회사에서 탄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테크놀로지 모습이 변화해도 인간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저자는 강조한다. “자신의 마음과 본질을 마주해 냉정하게 세계를 바라본다면 어떤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