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비밀리에 캄보디아에 추진 중인 해군기지가 이번주 착공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패권 싸움이 한층 가속화하고 있다.
WP는 6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확장 공사가 계획된 캄보디아 레암해군기지 북쪽에 중국의 비밀 해군기지가 마련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9일 기공식이 열릴 예정이며, 이 자리에 주캄보디아 중국대사가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중국이 외국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것은 아프리카 지부티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라며 “전략적 거점인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는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과 함께 대(對)중국 견제를 외교·안보 전략의 최우선 순위에 놓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 강화를 적극 모색해왔다. 미국 주도의 쿼드(Quad, 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안보협의체)와 오커스(AUKUS, 호주 영국 미국의 외교안보협의체) 등을 잇달아 결성하며 역내 동맹을 규합한 데 이어 최근에는 경제 협의체인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출범했다.
중국이 이번에 캄보디아에 해군 기지를 은밀히 추진하는 것은 미국의 이 같은 견제에 맞서 역내에서 강대국으로서 군사적 영향력을 확실히 키우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는 게 서방의 시각이다.
남중국해는 중국이 90% 이상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주변국들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다. 중국은 미국 등에 의해 이 지역 통행을 저지당하면 중동으로부터의 원유 수입이 끊겨 에너지 안보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