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전용 사모펀드 산업이 신규 설립 펀드 수와 투자 규모 측면에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모펀드가 국내 인수·합병(M&A)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관 전용 사모펀드 수는 1060개로 1년 새 24.9% 늘었다. 출자약정금액은 116조1000억원, 투자이행액(실제 출자금액)은 87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1%, 24.5% 각각 증가했다.
기관 전용 사모펀드 규모는 매년 증가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대 규모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2015년 말 약정액 규모가 58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6년 만에 외형이 2배 수준으로 커졌다.
기관 전용 사모펀드가 지난 한 해 국내외 63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집행한 투자 규모는 27조3000억원에 달했다. 전년 대비 50.8%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투자 비중이 가장 컸다.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SK루브리컨츠 지분 40%를 1조1000억원에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추가 투자 여력을 나타내는 미집행 약정액은 작년 말 28조7000억원에 달했다. 2021년 중 투자 회수액은 16조1000억원으로, 총 107개 사모펀드가 해산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대형 M&A 상위 20건 중 기관 전용 사모펀드의 참여 비중은 지난해 85%에 달했다. 금감원은 "코로나19로 인한 한계기업 구조조정 문제가 부각되는 가운데 풍부한 투자 여력을 바탕으로 기업구조조정의 주도적 역할 수행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