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 연봉 다음달부터 만천하에 공개되나…기업들 '비상'

입력 2022-04-18 06:19
수정 2022-04-18 06:33

미국 뉴욕시에 거주하는 뉴요커들의 연봉이 빠르면 다음달부터 공개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욕시 소재 기업들이 채용공고를 낼 때 해당 직책이 받게 될 급여 범위 등을 밝히도록 하는 법이 다음달 15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라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시 인권위원회 주도로 제정된 이른바 ‘급여공개법’은 연봉 투명성을 확대하고 성별 임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법이 시행되면 뉴욕시의 고용주 대부분이 채용공고에 기대 연봉 범위, 승진 또는 전근 기회 등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고용한 직원이 4명 미만이거나 인력파견회사만 이 법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

고용주들은 이 법의 시행을 11월로 미루고 법 적용 대상을 줄일 것을 요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연봉을 공개했을 때 예상되는 후폭풍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채용공고 공개사항과 자신의 연봉을 비교하며 회사에 항의하거나 더 많은 급여를 주는 경쟁사로 이직할 수 있어서다. 경쟁사와의 연봉 비교도 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뉴욕시 고용주들은 노동시장 경색으로 구인난에 시달리는 와중에 악법이 등장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에서 급여 공개가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WSJ은 전했다. 콜로라도주는 지난해 1월 ‘동일노동 동일임금법’(EPEW)을 발표시켰다. 고용주가 성별에 따라 차등 임금을 지급하는 행위를 방지하려는 목적이다. 워싱턴주는 15명 이상을 고용한 기업이 채용공고에서 급여를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을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캘리포니아주 의원들도 유사한 법안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