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 꺾인 신흥국…코로나 이후 세계 경제의 복병

입력 2022-03-23 06:11
수정 2022-03-24 07:16
이 기사는 03월 23일 06:1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신흥국이 강한 성장세를 회복하지 못하면 세계 경제에 저성장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20여년간 세계 경제를 이끌어온 신흥국의 성장세가 코로나19 확산을 겪으면서 주춤해지고 있다. 선진국 대비 느린 백신 보급에 따른 경제 활동 지연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선진국에 비해 통화·재정정책 등 경기 부양 여력이 부족한 영향도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신흥국은 2000년대 세계 경제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부상한 후 세계 경제에 대한 성장 기여도가 확대됐다"면서도 "코로나19 확산 이후 성장 기여도가 축소되고 선진국과 성장 격차 역시 축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2010년대 초반만 해도 기여도는 85%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2010년대 후반 들어선 기여도가 70%대 초반으로 하락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엔 신흥국의 세계 경제 성장 기여도가 60%로 10%포인트 가까이 낮아졌다.

국제금융센터는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코로나19 확산 기간 중 구조적 취약성이 심화된 데다 인구구조의 고령화 등으로 예전의 강한 성장 동력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경제의 기조적 성장세 둔화 역시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황유선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신흥국이 장기 저성장에 빠지면 세계 경제 전체도 2~3%대의 저성장이 굳어질 위험이 있다"며 "이럴 경우 금리, 물가 이외에 기대 수익률 등도 낮은 수준으로 만성화돼 세계 경제 전체가 일본화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