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하락세를 보였던 서울 강남구와 양천구 아파트가격이 이번주 보합세로 돌아서고, 재건축 아파트가 몰려 있는 노원구 등도 하락폭이 줄어들었다. 대통령선거가 끝난 직후 새 정부에 대한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둘째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02% 떨어졌다. 하락률은 지난주와 같았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1월 넷째주 이후 8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주 조사는 이달 9일 대선이 끝난 뒤 부동산원이 처음으로 발표한 주간 통계다.
25개 자치구별로는 강남권 등에서 아파트값이 하락에서 보합으로 전환한 지역이 나왔다. 이른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모여 있는 동남권 아파트값은 지난주 0.01% 떨어졌으나 이번주 보합으로 전환했다. 해당 기간 강남구와 송파구는 각각 -0.01%에서 0%로 보합 전환했다. 강동구는 -0.03%에서 -0.02%로 하락폭을 좁혔다. 서초구는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보합세를 유지했다.
재건축 아파트가 몰려 있는 노원구와 양천구도 하락폭을 좁혔다. 목동신시가지 1~14단지가 재건축을 추진 중인 양천구는 지난주 집값이 0.01% 하락했으나 이번주 보합으로 전환했다. 상계주공 등이 있는 노원구도 같은 기간 -0.02%에서 -0.01%로 하락폭이 줄었다.
새 정부 들어 부동산 세금 완화 및 재건축 활성화 정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하고 용적률을 상향하는 등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적용을 배제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부동산원은 “규제 완화 기대가 있는 재건축이나 한강변 인기 단지 위주로 매물이 줄어들고 호가가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선이 끝난 뒤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물을 거두거나 호가를 올리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6단지 전용 65㎡는 가장 최근 거래인 지난해 2월 17억2000만원에 손바뀜했으나, 호가는 20억~2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1월 10억원에 거래됐던 노원구 상계주공3단지 전용 84㎡ 호가는 12억~15억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상계동 A공인 대표는 “아직 매수 문의가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면서도 “급매로 가격을 낮췄던 집주인들이 대선 이후 다시 호가를 높일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주 수도권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3%로 지난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국 매매가격도 지난주 하락률(-0.02%)과 같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03% 하락했다. 높은 전세가격 및 대출이자 부담 등으로 신규 전세 수요가 줄어들고 반전세로 전환하는 현상 등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및 전국 전셋값은 각각 -0.04%, -0.02%를 보였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