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진단키트 대란 발생하나…공급 지연·가격 폭등 사례도

입력 2022-02-05 07:50
수정 2022-02-05 07:51

연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자가 2만명대를 기록 중인 가운데 설 연휴 이후 증가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가검사키트를 미리 확보해두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과 약국에서는 키트 입고가 지연되는 현상도 일부 발생하고 있다. 쿠팡의 경우 4일 주문하면 17일께 도착한다고 안내되고 있다.

강남구와 광진구, 신촌 등 서울 일대 약국들은 미리 확보해놓은 물량이 있어 대부분 키트를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부분 추가 입고 시기는 예측이 불가능한 분위기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공급 지연 현상이 나타났다. 서울은 아직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더 구하기 어려워지기 전에 미리 사둬야겠다", "명절 지난 뒤 출근 전에 해보려고 산 건데 더 많이 사둘 걸 그랬다"는 등 '가수요'도 감지된다.

가격도 들쭉날쭉하기 시작했다. 온라인에서 검색하면 같은 회사 제품이라도 한 세트에 1만3000원부터 1만6000원까지 편차가 있다.

지난 3일부터는 코로나19의 새로운 검사·치료체계가 도입돼 동네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도 신속항원검사나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병원들 역시 키트를 확보하는 데 여념이 없는 상황이어서 감염 확산세가 지속하면 공급 지연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공급·유통 관리와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지난 3일 공중보건 위기상황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코로나19 항원검사시약(개인용·전문가용)을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으로 지정했다"며 "현재 자가진단키트 제조·판매 중인 3개사와 함께 해당 제품을 유통하는 판매업체 40여곳에 대해 판매처, 판매량, 가격 등 유통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한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 만큼 자가검사키트의 가격 안정과 원활한 공급을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최근 일부 온라인쇼핑몰에서 자가진단키트를 임의로 현저히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등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온라인쇼핑몰 측에 해당 판매자의 게시물 차단을 요청했으며 앞으로도 동일한 사안이 발생할 경우 차단 요청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또 온라인상의 자가진단키트 유통량, 가격 동향 등을 모니터링해 가격 교란 행위가 지속되는 경우 필요 시 특단의 대책을 검토한다.

식약처는 "코로나19 검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개인이 자가진단키트를 구매하는 것 외에도 보건소 선별진료소와 임시선별검사소 등에서 무료 검사가 가능하므로 자가검사키트를 과다하게 미리 구매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