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새벽배송 업체인 마켓컬리가 기업가치를 최대 4조원으로 인정받았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최근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하고 주요 주주들에게 관련 사실을 공지했다. 이번 투자에는 해외 재무적투자자(FI)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컬리는 이번 프리IPO를 통해 3조7000억~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6월 2254억원 규모 시리즈F 라운드 성격의 투자 당시 몸값이 2조5000억원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반년도 지나지 않아 기업가치가 1조원 넘게 뛰어오른 셈이다. 지난해 4월 2000억원을 투자받을 때 몸값은 9000억~1조원 수준이었다.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기업공개(IPO)가 성공하면 시가총액은 7조원대에 이를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출신인 김슬아 대표가 설립한 컬리는 신선식품을 새벽에 배송해주는 ‘샛별배송’ 시스템을 앞세워 성장해왔다. 누적 회원 수는 900만 명이 넘는다. 설립 초기인 2015년 29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9530억원으로 300배 넘게 늘었다. 올해엔 2조원 안팎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순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태다. 2018년 337억원, 2019년 1003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1163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는 2700억원에 달한다.
컬리는 최근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9월 소비자와 판매자를 이어주는 오픈마켓 서비스 진출을 공식화하며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 페이봇을 인수했다. ‘컬리페이(가칭)’와 같은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마이데이터 사업 자격 확보 작업에도 나서는 한편 자체상표(PB)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CJ대한통운과 제휴를 맺고 샛별배송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