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항공운임 급등에 힘입어 3분기에도 ‘깜짝 실적’을 올렸다. 4분기는 연말 쇼핑 시즌과 맞물려 물류업계 최대 대목으로 꼽히는 만큼 하반기 실적은 더 좋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올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2조2270억원과 영업이익 4386억원을 거뒀다고 12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 2809억원)를 훌쩍 웃돌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대한항공의 분기 영업이익이 4000억원대를 기록한 것은 2016년 이후 5년 만이다.
사업별로 보면 화물사업에서만 1조650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3분기(1조5508억원) 전체 매출과 맞먹는 규모다. 해운대란 여파로 물동량이 항공으로 넘어온 덕분이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지난 10월 한 달간 실어나른 화물은 14만4146t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이 정체되면서 항공화물 수요가 폭증했고 운임도 올라가면서 호실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홍콩~북미 노선의 항공화물운임(TAC항공운임지수 기준)은 ㎏당 9.94달러로, 코로나19 직전인 지난해 1월(3.14달러)과 비교해 세 배 이상 올랐다.
화물사업은 연말로 갈수록 좋아질 전망이다. 통상 4분기는 크리스마스와 추수감사절, 블랙프라이데이 등이 있어 물동량이 증가하는 시기다. 대한항공은 화물 전용 여객기를 최대치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B777 10대, A330 6대 등 여객기 16대에서 승객 좌석을 떼어내 화물기로 사용 중이며 B747 등 대형 화물기 가동률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여객사업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여전히 수요 회복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다만 백신 접종 확대,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 협약) 체결 등으로 4분기에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회사 관계자는 “하와이와 괌, 스페인 등 격리 면제 지역을 중심으로 정기·부정기편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공급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5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추정치는 매출 1조750억원, 영업이익 64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9%, 377% 증가한 수치로 지난 2분기에 이어 연속 흑자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화물사업에서 벌어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