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한 1조20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다. 지난 2일 버지니아주 주지사 선거 패배로 위기감을 느낀 민주당이 당내 갈등을 수습하고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입법 작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하원은 지난 5일 인프라 법안을 상정해 찬성 228표, 반대 206표로 가결했다. 민주당 내 진보파 의원 6명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공화당 의원 13명이 찬성하면서 통과 요건을 갖췄다. 앞서 지난 8월 상원은 1조7000억원 규모로 추진된 인프라 법안을 1조2000억달러로 삭감한 뒤 통과시켰다. 상·하원 관문을 모두 넘어선 인프라 법안은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뒤 공포 절차를 밟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을 위한 기념비적 진전”이라며 “21세기 경제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원은 바이든 대통령의 또 다른 역점 사업인 1조7500억달러 규모의 사회복지 예산법안은 처리하지 못했다. 민주당 내 중도파 의원들의 반대로 인프라 법안만 처리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사회복지 예산 처리 시기를 추수감사절 이전으로 연기하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민주당 내 계파 간 이견이 있었지만 향후 사회복지 예산법안을 처리하겠다는 합의가 있어 먼저 초당적 인프라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의회가 11월 15일이 있는 주에 사회복지 예산법안을 처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인프라 법안과 사회복지 예산법안 입법 작업이 마무리되면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경기 회복도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