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영신 작가 '엄마들'…만화계의 오스카 '하비상' 수상

입력 2021-10-08 14:39
수정 2021-10-08 14:55

독립만화계 인기 작가인 마영신의 《엄마들》(휴머니스트)이 2021 하비상에서 ‘최고의 국제도서’ 상을 받았다. 공식적인 수상자 발표는 9일 오전 9시께(한국시간) 미국 만화 축제인 ‘뉴욕 코믹콘’에서 이뤄진다.

하비상은 미국 만화가이자 편집자인 하비 커츠먼의 이름에서 따온 상으로 1988년부터 시작됐다. ‘만화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린다. 후보에 오른 다섯 작품 가운데 사전 투표를 거쳐 《엄마들》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2015년 한국에서 출간된 이 책은 지난해 캐나다 만화 전문 출판사인 드론앤쿼털리에서 영문판으로 나와 영미권 독자와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엄마들》은 가장 가까운 가족이지만, 외려 가장 모르는 ‘엄마’의 세계를 다룬 만화다. 여러 미디어에서 엄마는 희생과 모성애가 강조되고, 억척스럽고 뻔뻔한 성격의 아줌마라는 상투적인 캐릭터를 벗어나지 못했다. 마 작가는 엄마와 아줌마 간극에 서 있는 ‘진짜 엄마’ 이야기에 주목했다.

그는 엄마의 모성애와 희생이 당연한 것이라거나, 나이가 들면 삶의 지혜가 생길 거라는 기대를 유쾌하게 전복시키며 아무도 얘기해주지 않았던 우리 시대 엄마들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마 작가는 2007년 만화 잡지 팝툰에 《뭐 없나?》를 수록하며 데뷔했다. 이후 《남동공단》 《벨트 위 벨트 아래》 《삐꾸래봉》 《엄마들》 《연결과 흐름》 《콘센트》 《아티스트》 등 현실적이고 사회성 짙은 만화를 발표했다.

한국 만화가 하비상을 받은 것은 두 번째다. 지난해 김금숙 작가의 《풀》이 하비상 최고의 국제도서 상을 받았다.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다룬 만화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