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대표 "국내자본, 스타트업 '죽음의 계곡' 건너게 도와야"

입력 2021-09-30 14:28
수정 2021-09-30 14:29
국내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사) 컬리의 김슬아 대표가 국내 자본의 국내 신생기업(스타트업) 지원을 촉구했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새벽배송 서비스로 국내 시장에 빠르게 침투, 올해 매출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김슬아 대표는 30일 KDB산업은행의 신생기업 투자 연결장 '넥스트 라운드' 500회 기념행사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국내 스타트업이 2∼3년차 '죽음의 계곡'을 넘는 데 국내 자본이 많이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유통 스타트업이 국내 자본의 지원을 받아 성장(스케일업)하기 어렵다는 점을 김 대표는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유통기업에 선제 투자를 하면 훨씬 더 많은 과실이 생태계 전반에 뿌려질 수 있다. '죽음의 계곡'을 넘어가지 못해 엎어지는 회사가 정말 많다"고 말했다.

국내 자본 대신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한 해외 자본이 회수(엑시트)에 성공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마켓컬리의 시리즈 C·D 투자에서 가장 큰 규모로 투자한 곳이 국외 자본이었다는 점"이라며 "유통은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고, 신생기업이 일정 규모 이상 성장했을 때 창출할 수 있는 가치가 어마어마한데 국내 자본이 많이 도와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상장을 추진하는 컬리는 고객을 통해 쌓은 데이터를 상품 생산자와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마켓컬리에서 만들어지는 데이터와 기술이 마켓컬리에만 머무르지 않고 유통 생태계 전반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데이터와 기술을 확보할 수 없는 중소 영세 생산자에게 이를 제공해 4차 산업혁명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