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13 시리즈’(사진)를 14일(현지시간) 전격 공개했다. “역대 최고의 작품”이란 애플 측 호언과 달리 주가는 장중 한때 2% 가까이 떨어지는 등 시장은 기대 이하의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향후 움직임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애플은 이날 ‘스페셜 이벤트’를 온라인으로 열고 스마트폰 ‘아이폰13’ 시리즈와 스마트워치 ‘애플워치 시리즈7’, 태블릿 ‘6세대 아이패드 미니’, ‘9세대 아이패드’ 등을 선보였다.
아이폰13은 전작 아이폰12에 비해 성능과 카메라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모든 모델에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A15 바이오닉’이 적용된 덕분이다. 경쟁 제품 대비 중앙처리장치(CPU) 속도가 50%, 그래픽처리장치(GPU)는 30% 빠르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카메라의 경우 영상 촬영 때 자동 초점 이동이 가능한 ‘시네마틱 모드’가 추가됐다. 아이폰13 미니와 아이폰13엔 아이폰 듀얼 카메라 시스템 사상 가장 큰 센서가 장착됐다.
아이폰13은 그러나 애플의 주가를 끌어올리진 못했다. 이날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0.96% 하락한 148.12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1.8%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성능은 어느 정도 개선됐지만 디자인과 출고가 등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적어 ‘결정적 한방’이 없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아이폰 출시 행사는 이전에도 주가 상승에 촉매로 작용하진 못했다. CNBC가 투자회사 번스타인의 분석을 바탕으로 2007년부터 2020년까지 아이폰 신제품 발표 전후 애플 주가와 S&P500지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애플 주가는 발표 당일과 이벤트 1주일 후까지는 보통 시장 수익률보다 0.2% 더 낮았다.
다만 신제품 공개 이후엔 시간이 흐를수록 좋아졌다는 게 번스타인의 분석이다. 발표 1개월과 3개월 동안 애플 주가는 S&P500지수보다 0.3% 높은 수익을 냈다. 발표 후 6개월 동안은 시장보다 평균 5.9% 더 많은 수익을 올렸다. 애플 주가는 지난 3개월간 14% 상승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S&P500 수익률보다 1%포인트 높다.
결국 아이폰13의 향후 흥행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 3세대 폴더블폰의 글로벌 흥행,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의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 등 경쟁 심화는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뉴욕=강영연 특파원/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