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인텔, 110조 들여 유럽 반도체공장 2곳 더 짓는다

입력 2021-09-08 07:26
수정 2021-09-08 07:27

'반도체 왕국 재건'을 꿈꾸는 미국 인텔의 행보가 심상찮다. 이번엔 최대 800억유로(약 110조3000억원)를 투입해 유럽에 반도체 공장 2곳을 짓기로 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독일 뮌헨에서 열린 모터쇼 'IAA 2021'에서 "유럽에 새 반도체 공장 2개를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겔싱어 CEO는 유럽의 공장 신설 계획 규모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WSJ는 이번 투자 발표가 팬데믹(세계적인 감염병 대유행)으로 컴퓨터, 자동차, 가전 등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겔싱어 CEO는 "반도체 수요가 계속되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대담하고 커다란 사고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텔은 전 세계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자동차 업계 반도체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아일랜드 공장 제조 역량을 차량용 반도체 부문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겔싱어 CEO는 2020년대 말에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지금보다 2배가량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프리미엄 자동차의 경우 재료비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율이 2019년 4%에서 20% 이상으로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텔의 이번 유럽 투자 계획은 지난 3월 200억달러를 들여 미국 애리조나주에 공장 2곳을 신설하고 35억달러를 투입해 뉴멕시코주 공장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지 반년 만에 또 나온 것이다.

'반도체 왕국 재건'을 위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겔싱어 CEO는 최근 미국·유럽 정상들과 잇따라 만나 각국 정부가 제공하는 보조금 확보에 나선 상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