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기엔 금융·내수주 유망"

입력 2021-08-27 17:12
수정 2021-08-28 00:33
한국은행이 지난 26일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연 0.75%로 인상하면서 초유의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유동성 파티가 끝났다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한은의 네 차례 기준금리 인상 이후 코스피지수 향방을 분석한 결과, 금리 인상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일정하지 않았다. 닷컴버블 붕괴 당시였던 2000년에는 금리 인상 12개월 후 코스피지수가 38.4% 폭락했지만 2005년과 2020년에는 오히려 12개월 뒤 각각 6.5%, 26.5% 올랐다.

금리 인상은 주가수익비율(PER) 등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주식시장에 부정적 요인이다. 하지만 2021년에는 기업들의 실적으로 이 부담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통상 투자자들은 금리가 낮을 때에는 다소 높은 PER이더라도 기꺼이 감수하고 위험자산 투자에 나서지만 금리가 오르면 안전자산을 더 선호한다.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한 경우에는 차익실현 욕구도 커진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이지만 심각하거나 추세적이지 않다”며 “경기 상황과 기업들의 실적이 주식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현재 주식시장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관건은 수출 등 경기다. 수출 실적이 견조하고 4분기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영향 완화로 내수 모멘텀이 강화된다면 기업 실적이 증시를 떠받칠 것이라는 의미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국내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한 이상, 이번 한은 금리 인상이 국내 증시의 즉각적 경로변화를 야기할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과거 사례를 볼 때 금리 인상 국면에서 강했던 업종은 미디어, 보험, 은행, 호텔레저, 소매·유통 등 내수 중심 기업들이었다. 허재환 연구원은 “이번 한은 금리 인상은 내수 호조보다는 ‘빚투’ 등 금융불균형 통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금리 상승에 좀 더 민감한 은행·보험 업종이 나아보인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