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의 마지막 보루 '키옥시아' 인수?…웨스턴디지털 8%↑

입력 2021-08-26 05:10
수정 2021-08-26 05:11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일본의 유일한 메모리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을 200억 달러 수준에 인수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키옥시아는 2018년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반도체 사업을 분사해 만든 회사로 SK하이닉스도 10% 이상 지분을 갖고 있다. 이 거래가 성사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이 주도해온 낸드플래시 시장의 재편이 예상된다.

WSJ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몇 주 동안 두 회사간 논의가 급진전됐으며, 양사가 이르면 다음 달 중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키옥시아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서버 등에 들어가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제조한다. 원래 도시바의 사업 부문이었지만 재무 위기 속에 분사한 뒤 2018년 미국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 등이 만든 한미일 컨소시엄에서 180억 달러를 투자받았다. 도시바의 지분은 40% 수준이다.

키옥시아는 지난해 도쿄증시 상장을 추진하다가 시장 변동성 등을 이유로 기업공개(IPO)를 연기했다. 당시 키옥시아의 가치는 160억 달러로 거론됐다.

올 3월에는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이 각각 키옥시아 인수를 각각 추진중이라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보도가 나오자 웨스턴디지털은 이날 장중 최대 15% 급등하기도 했으며 7.8% 오른 채 마감됐다. 웨스턴 디지털과 키옥시아는 이번 사안에 대한 논평 요청을 회피했다.



WSJ은 키옥시아가 일본의 핵심 자산으로 반도체 핵심 기술 소유권이 이전되는 정치적 민감성까지 고려했을 때 일본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도 중국 간의 경쟁에서 반도체 제조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인수를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수의 가장 큰 장애물은 중국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의 반독점 당국은 세계 각국의 반도체 업체 인수합병(M&A)에 대해 부정적이다. 퀄컴이 추진한 네덜란드 NXP 인수가 좌절됐으며 엔비디아의 ARM 인수도 중국의 반대로 실패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