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꿈꾸는 자율주행,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다

입력 2021-08-05 05:11
수정 2021-08-05 08:39

자율주행차는 인공지능(AI) 기술의 총아다. 도로 위를 오가는 차량을 파악하고, 최적의 운전 경로를 설정하는 것은 인간 운전자를 만들어내는 것과 같다. 구현의 핵심 요소는 단연 데이터 수집 기술이다. 시시각각 바뀌는 도로의 상황을 정확히 집어내기 위해서다. 사람으로 치면 눈 역할을 하는 이미지 센서 ‘라이다(LiDAR)’ ‘레이더(RADAR)’가 자율주행차의 양대 기술로 부상해온 이유다.

토종 자율주행차 스타트업 포티투닷은 이 중에서도 레이더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사물의 빛 반사를 활용하는 라이다와 달리, 레이더는 전파의 반사를 매개체로 삼는다. 가장 큰 차이는 가격이다. 기기 자체가 비싼 라이다와 달리, 레이더는 광학 카메라와 결합되는 형태라 비슷한 기능을 구현하면서도 더 싸다. 포티투닷은 이를 바탕으로 자율주행차의 상용화 시점을 당길 수 있는 원천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포티투닷은 2019년 탄생했다.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네이버랩스 대표를 지냈던 송창현 대표가 창업했다. 시장의 주목도는 투자유치를 거듭하면서 높아졌다. 출범 첫해에 포티투닷은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그룹)에서만 170억원 상당의 투자를 끌어냈다. 송 대표가 지난 4월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기능을 총괄하는 ‘TaaS 본부’의 책임자로 선임되며 관계는 더 끈끈해진 상태다. 이 밖에 LIG넥스원, LG전자, SK텔레콤 등 국내 대기업들이 주요 투자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달 진행 중인 1000억원대의 시리즈 A 투자유치가 끝나면, 누적투자액은 약 1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포티투닷이 개발 중인 ‘에이키트(AKit)’는 카메라와 레이더 기반의 자율주행 솔루션이다. A4용지 반 장 정도 크기이며, 차량의 트렁크에 탑재되는 형태다. 내부에는 소형 신경망처리장치(NPU)와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가 최적화 설계를 기반으로 포함돼 있다. 차량 지붕에 설치된 카메라가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면, 이 작은 장치가 실시간 연산을 해내는 형태다. 에이키트를 탑승자가 활용할 수 있는 모빌리티 플랫폼 ‘TAP!’과 경량화된 자율주행 지도 ‘SDx Map’도 개발되고 있다.

지난 4월 포티투닷은 기아의 ‘니로 EV’ 차량 기반 로보택시와 자율주행 배송차를 최초 공개했다. 현재는 상암과 판교 등지에 로보택시 네 대를 운영하고 있다. 연말까지 데이터 수집에 주력할 예정이다. 10월에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자율주행차 유상 운송 서비스에도 신청할 계획도 갖고 있다. 2023년부터 완성차 업체와 모빌리티 기업들에게 에이키트를 본격 공급하고,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이끄는 것이 최종 목표다.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는 “도심 환경에 필요한 레벨4(고도 자율주행)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투자 기업들과 전장, 물류, 통신 등 서비스 역량을 결집해,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을 위한 전방위적 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시은 IT과학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