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민주노총, 또 대규모 집회 예고

입력 2021-07-21 18:08
수정 2021-07-22 00:51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에 아랑곳없이 대규모 집회를 계속 강행하고 있다. 민주노총에 대한 방역당국의 미온적인 대처 속에 대규모 집회장소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는 등 사회적 갈등과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21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공공부문 근로자 약 500명이 참여하는 기재부 규탄대회를 열었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중앙행정기관 무기계약직 근로자의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공무원과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 수준의 복리후생비 지급 기준 개선 등 합리적인 임금 기준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는데, 기재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노총은 “기재부는 즉각 직무와 무관한 수당 차별해소 예산 등을 추가 편성하라”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비정규직 공동 총파업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23일과 30일에도 강원 원주혁신도시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파업 중인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조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민주노총이 합류하는 23일 집회에는 1200여 명, 30일에는 3000여 명이 집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원주시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돼 집회는 99명까지만 허용된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건보공단 사옥을 중심으로 100인 미만 노조원이 참여하는 ‘쪼개기 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대응은 아직까지 집회 자제를 호소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방역에는 어떤 예외도 있을 수 없다”며 민주노총의 원주 집회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일 서울 종로 일대에서 8000명이 집결했던 전국노동자대회 때도 집회 자체를 촉구했지만 민주노총은 예정대로 강행했다. 집회 참가자 중에서 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정부의 미온적 대처에 급기야 원주혁신도시 인근 주민들이 나서 집회 반대서명 운동을 벌이는 등 반발하고 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19일 “코로나19 확산은 정부의 방역 실패이지 노동자들의 집회 때문이 아니다”며 “오는 10월 20일 한국 사회의 근본적 구조를 바꾸고 일자리와 권리를 지키기 위한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주장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