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가 여의도 증권가에 코로나19 집단 선제검사를 주문하면서 ‘본사가 다른 구에 있다’는 이유로 일부 증권사를 검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드러났다. 옛 대우증권 본사 건물에서 40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 중인 미래에셋증권을 빼놓은 것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의도 미래에셋증권빌딩에 근무 중인 상주인력 400여 명은 지난 15일부터 100명 이상이 근무하는 여의도 소재 금융사 35곳에 대해 시행 중인 코로나19 선제검사 대상에서 빠졌다. 영등포구는 미래에셋증권 본사가 중구(미래에셋센터원빌딩)에 있다는 이유로 이들을 제외했다.
여의도 미래에셋증권빌딩엔 디지털, 정보기술(IT) 부문 등의 임직원이 근무 중이다. “인원이 NH투자증권(3053명) 한국투자증권(2907명) 등 대형 증권사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한양증권(368명) 부국증권(291명) 같은 중소형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보다 많아 무시할 수 없는 규모”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이다.
한 증권사 직원은 “여의도 내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본점이 중구에 있다는 이유로 여의도 미래에셋증권빌딩 근무자를 검사 대상에서 제외한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증권 직원들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회사 관계자는 “영등포구와 상의했지만 본사가 관내가 아니라 검사 권고 대상이 아니라는 답을 받았다”며 “본사 차원에서 대응 지침을 마련해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여의도 근무자에 대해 사내 층간 이동 금지, 저녁 모임 및 회식 금지, 3인 이상 식사 자제 등의 지침을 내렸다.
여의도에서는 지난 2일 한 음식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 증권사 등에서 확진자가 잇달아 나왔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