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세계를 휩쓸면서 각국 정부가 다시 봉쇄령 카드를 꺼내들었다. 국내에서도 4차 대유행이 수도권을 넘어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11일 각국 정부에 따르면 베트남 말레이시아 호주 등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 9일부터 15일간 호찌민 주민 900만 명에 대해 외출을 금지했다. 식료품을 사거나 병원에 갈 때만 일시적으로 외출이 허용된다. 시드니가 속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도 16일까지 봉쇄령이 내려졌다. 호주 정부는 공용 공간 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확산세가 잡히지 않으면 봉쇄 조치를 추가 연장할 계획이다. 싱가포르와 체결하려던 트래블버블 논의는 연말까지 미뤘다.
태국은 수도 방콕 등 10개 지역에 10일부터 2주간 심야 통행금지 조치를 내렸다. 지난달 중순부터 통금을 이어온 말레이시아에선 9일 신규 확진자가 9180명으로 유행 이후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2000명대인 일본은 다음달 22일까지 도쿄지역에 긴급사태를 발령했다.
백신 접종률이 40%가 넘는 유럽에서도 밤거리가 적막해지고 있다. 네덜란드는 클럽 등에서 집단감염이 속출하자 10일부터 한 달간 나이트클럽 문을 닫기로 했다. 스페인 카나리제도 정부도 테네리페섬에 야간 통금령을 내릴 계획이다.
한국도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수도권은 지난주에 델타 변이가 알파 변이보다 두 배 이상 검출됐다”고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2일부터 2주간 수도권에서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4단계에 들어간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이라며 “수도권 이외 지역도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지현/이선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