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기업 분할 공시를 낸 상장사 수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구조조정이나 지배구조 강화 수단으로 많이 쓰였던 기업 분할이 코로나19 이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장동력 확보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사가 인적 또는 물적 분할을 공시한 건수는 지난해 6월부터 이날까지 1년간 58건으로 집계됐다. 2010~2019년 10년간 연평균 36.7건에 비해 58.0% 늘어난 수준이다. 코로나19 영향이 없던 2019년(44건)과 비교해도 31.8% 증가했다.
분할 유형별로 보면 물적 분할이 49건으로 인적 분할(8건)의 여섯 배를 넘었다. 물적 분할을 하면 분할되는 회사의 지분을 기존 회사가 보유하기 때문에 신사업 추진에 유리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최대주주의 지분을 희석시키지 않고 막대한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도 카카오 등이 이 방식을 택했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뜨거워지면서 신설법인을 상장하는 리스크도 줄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이 이뤄지면서 기업들의 분할은 구조적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기업들은 분할 과정에서 주주들의 불만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윤상/구은서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