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이 많아 재무 구조 평가를 받아야 하는 기업집단 32곳이 올해 주채무계열로 선정됐다. HMM, HDC, 장금상선, SM, 한라, 동원 등 6개 그룹이 새로 편입되고 세아, KG 등 두 곳은 빠졌다.
금융감독원은 작년말 기준 총 차입금이 1조9190억원 이상이면서 은행권 신용 공여 잔액이 1조 1억원 이상인 계열 기업군 32곳을 주채무 계열로 분류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은행업 감독 규정을 개정하면서 올해부터는 은행권 신용공여 규모 뿐 아니라 총 차입금 기준도 함께 적용키로 했다.
총차입금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1% 이상이고, 은행권 신용공여가 전체 은행 기업신용공여의 0.075% 이상인 곳이 대상이다. 주채무계열로 선정되면 주채권은행으로 부터 재무 구조 평가를 받아야 하며 기준에 미치지 못한 기업은 재무구조개선약정 등을 체결하고 자구계획 이행을 점검해야 한다.
올해 주채무 계열은 작년보다 네 곳 늘었다. 총 차입금 기준이 도입되면서 시장성 차입이나 리스 부채가 많은 HMM 등 6곳이 이름을 올렸다. 세아 등 두 곳은 총 차입금 규모가 선정 기준에 미달해 주채무계열에서 빠졌다. 올해 상위 5대 주채무계열(총차입금 기준)은 현대자동차, 삼성, SK, 롯데, LG 순이었다. 이들 회사의 은행권 신용공여 잔액과 총차입금은 각각 127조8000억원, 300조8000억원이다. 전체 대비 비중은 각각 49.9%, 57.7%에 달했다.
전체 주채무계열의 주채권 은행은 산업은행(11곳), 우리은행(9곳), 신한은행(5개), 하나은행(4곳), 국민은행(2곳), SC제일은행(1곳) 등 6곳이었다. 32개 주채무계열에 대한 이들 은행의 신용 공여 잔액과 총 차입금은 각각 255조9000억원, 521조1000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각각 11.3%, 13.6% 늘어난 수치다.
주채권은행은 주채무계열에 대한 재무 구조 평가를 통해 신용 위험을 관리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경영진 위법행위 등 재무 제표에 반영되지 않은 잠재 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해 평가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