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외교안보 교사' 문정인, 이재명 '정책 멘토' 됐다

입력 2021-05-04 01:35
수정 2021-05-04 01:37
이재명 경기지사가 “남북평화를 위해 역할을 하겠다”며 ‘경기도 국제평화교류위원회’를 3일 공식 출범시켰다. 초대 위원장으로는 문정인 전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를 위촉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 교사로 알려진 문 전 특보가 차기 대선 국면에서 이 지사의 외교안보 정책 수립에 조언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지사는 이날 “남북평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는 가운데 지방정부 또한 고유의 역할이 있다”며 “남북평화와 대외적 관계망 구축에 있어 사안별로 대응하는 차원을 넘어 보다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국제평화교류위원회 출범을 알렸다.

국제평화교류위원회는 경기도 국제평화교류 지원 조례에 따라 구성된 자문기구로, 경기도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수립·시행하는 모든 정책에 관해 자문하는 역할을 맡는다. 초대 위원장은 문 전 특보와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공동으로 맡았다. 이 지사는 “남북관계와 국제 정세에 정통한 문 위원장과 각 분야의 전문가 분들이 의견을 모아주실 것”이라며 “오늘(3일) 개최된 첫 위원회 자리에서는 벌써부터 구체적인 안건으로 논의가 뜨거웠다”고 평가했다.

문 전 특보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햇볕정책에 관한 이론 구축 작업에 깊숙이 관여한 국제정치학자다. 2017년 대선에서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 자문그룹 ‘국민 아그레망’에 참여했다. 이번 정부 들어선 ‘외교·안보 가정교사’라고 불릴 만큼 정책 수립에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문 전 특보는 지난 3월 민간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에 취임했다.

대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지사가 주도하는 자문기구에 문 전 특보가 위원장으로 참여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문 전 특보가 이재명 캠프에서 외교안보 정책 수립에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지사는 “남북관계의 해법을 찾기란 대단히 까다롭다”며 “그러나 결국엔 간절한 염원에 따라 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날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은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