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신세계·현대백화점 등 3대 백화점 주가가 올 들어 일제히 30% 넘게 올랐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소비가 폭발한 것이 주가 상승의 기폭제가 됐다. 지난 3월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 증가율은 온라인을 앞질렀다.
30일 현대백화점은 1.87% 상승한 9만2800원, 롯데쇼핑은 0.40% 오른 12만4000원, 신세계는 1.50% 오른 30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초 이후 3대 백화점 주가 상승률은 모두 30%를 웃돈다. 이날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나란히 신고가를 경신했다.
백화점주가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은 매출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8.5%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오프라인 유통 매출 증가율은 21.7%로, 온라인(15.2%)을 넘어섰다. 오프라인 중에서도 백화점 매출은 77.6% 급증했다. 백화점이 오프라인 성장을 이끌었다.
백화점 매출 급증은 단순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 아니다. 3월 백화점 매출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3월 매출 규모를 뛰어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 부문 매출 증가율이 50%를 넘었다. 아동스포츠 부문이 전년 대비 109.8%, 해외 유명 브랜드가 89.0%, 여성 캐주얼이 84.5% 늘었다. 남성의류와 가정용품 매출도 각각 78.2%, 60.4%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외부활동이 급격히 늘어난 데다 억눌려온 소비심리가 고급 상품 구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여행 예산을 백화점에서 소비한 이들도 크게 늘었다.
백화점 3사의 1분기 실적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슈퍼와 할인점 부진 탓에 1분기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전년 대비 2.3% 줄어든 3조9818억원이지만, 백화점 손익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영업이익 컨센서스(1323억원)는 전년 대비 153.9% 늘었다. 신세계의 올 1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11.7% 늘어난 1조3372억원, 영업이익은 2572.7% 증가한 882억원이다. 현대백화점 컨센서스는 매출 6884억원(전년 대비 52.2% 증가), 영업이익 579억원(288.6% 증가)이다.
백화점들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서는 실적을 냄에 따라 수년간 30조원 수준이었던 백화점 시장 규모가 더 커질지도 관심이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든 품목의 매출이 늘고 있고, 가전·가구·생활용품 매출 증가율이 로드숍을 앞서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백화점산업이 구조적 성장기에 접어들었을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