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울산1공장에 이어 충남 아산공장도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한다. 아산공장에서 생산하는 그랜저와 쏘나타 등의 인도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본지 4월 6일자 A4면 참조
현대차는 오는 12~13일 아산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이 기간 공장 직원들을 상대로 온라인 재택교육을 실시한다고 9일 발표했다. 파워트레인 컨트롤 유닛(PCU) 부품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서다.
회사 측은 당초 일시 휴업을 검토했지만 아산공장 노조가 이를 거부했다. 휴업을 하면 근로자들은 평균 임금의 70%를 받는데,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노사는 임금 100%를 지급하는 재택교육을 이틀간 실시하고, 휴업 여부는 추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소식지를 내고 반도체 공급난의 책임은 회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사측이 이윤 극대화를 위해 특정 업체의 부품 공급에 의존한 데 따른 것으로 전적으로 경영층에 책임이 있다”며 “이를 간과하고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을 파행으로 몰고가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공급난으로 회사 실적이 나빠지더라도 임금을 대폭 올리겠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이오닉 5와 코나를 생산하는 울산1공장은 지난 7일 휴업에 들어갔다. 울산1공장 휴업은 14일까지 이어진다. 아반떼를 생산하는 울산3공장도 반도체가 없어 10일 특근(주말근무)을 하지 않는다. 회사 관계자는 “협력사들과 함께 차량용 반도체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반도체 수급 상황에 따라 생산계획을 조정해 공장을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