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눈앞에 왔다. 수도권뿐 아니라 경남 충청 등 전국 각지에서 크고작은 집단감염이 쏟아져 나오면서 하루 신규 확진자가 600명을 넘었다. 정부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검토에 들어갔다.
중앙방역대책본부(질병관리청)는 지난 6일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68명을 기록했다고 7일 발표했다. 전날(478명)보다 190명 늘었다. 600명대 신규 확진자는 지난 2월 18일(621명) 이후 48일 만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4차 유행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9일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수도권은 2단계, 비수도권은 1.5단계다. 확진자 수 기준으로는 이미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기준을 충족했다. 최근 1주일 동안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하루 평균 523.7명이다.
백신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이지만 국내 백신 접종률은 전체 인구 대비 2% 안팎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접종자(107만2000명)의 82.7%가 맞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혈전이 생긴 사례가 또 나왔다.
방역당국은 그러나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만큼 일정대로 계속 접종하기로 했다. 이대로면 2000명 확진…거리두기 격상 유력
코로나 4차 대유행 위기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하루 확진자가 2배 이상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4차 유행’ 우려가 커지자 다음주부터 적용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갈 가능성도 높아졌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7일 브리핑에서 “국내에는 집단면역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신규 환자가 현재의 2배수로 증가하는 상황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확산세가 특정 지역이나 장소에 확진자가 몰린 게 아니라 전국적으로 퍼져 있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6일 신규 확진자는 668명이다. 1월 8일(674명) 후 89일 만에 최대치다.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정부가 9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박 팀장은 “강화된 조치를 한다면 확진자 증가세를 안정적 하향곡선으로 만들거나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는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다. 이와 함께 전국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수도권 다중이용시설 오후 10시까지 영업 등의 조치도 오는 11일까지 적용된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자체적으로 거리두기 단계를 높이며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대전시는 8일부터 거리두기 수준을 2단계로 격상한다.
전문가들은 방역 조치를 강화하지 않으면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0~2000명대로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종구 서울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하루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가기 전에 바이러스 전파를 신속하게 막으려면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방대본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8일부터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위해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을 출입할 때 휴대폰 번호 대신 개인안심번호를 남길 수 있도록 지침을 개선했다.
김우섭/이선아/노경목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