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학부생, “너무 비싼 의료실험장비, 직접 개발했어요.”
부경대학교 학부생이 수백에서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의료실험장비 ‘항체 디스펜서’를 개발했다.
부경대학교(총장 장영수)는 의공학과 4학년 한원 씨(25·사진)가 3D프린터를 이용한 소형 항체 디스펜서 ‘Antibody Dispenser’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항체 디스펜서는 코로나검사키트, 임신진단키트 등 액상 시료를 묻혀 진단하는 검사키트를 제작하는 데 꼭 필요한 장비다.
항체 디스펜서가 검사키트 용지에 두 가지 이상의 항체를 일정한 두께로 평행하게 뿌려주면, 이 용지를 검사에 필요한 길이로 잘라 코로나 등 항원을 진단하는 데 사용한다.
기존 항체 디스펜서는 비싼 가격과 큰 부피 등으로 소규모 실험실에서는 갖추기 어려웠다. 일정한 길이의 검사키트 용지가 고정돼 있고 항체를 뿌려주는 헤드가 움직이는 방식으로 한 번에 출력할 수 있는 길이에도 한계가 있었다.
한원 씨가 이번에 개발한 항체 디스펜서는 기존과 반대로 항체를 뿌려주는 헤드가 고정돼 있고 검사키트 용지가 움직이는 방식을 적용해 크기가 작으면서도 항체를 일정한 두께로 평행하게 뿌려주고, 항체 라인의 두께도 조절할 수 있다. 사무용 프린터와 비슷한 원리다.
이 항체 디스펜서는 종이와 항체만 계속 공급하면 검사키트 용지 길이에 제한 없이 연속으로 출력할 수 있고, 공개 기반 제작 개발 하드웨어인 아두이노와 3D프린터로 개발했기 때문에 연구자들이 직접 장비를 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부경대 신중호 지도교수(의공학과)는 “이번에 개발한 항체 디스펜서의 제작비용은 3~4만원에 불과하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연구처럼, 항원을 빠르고 저렴하게 검사하기 위한 각종 실험과 연구를 촉진하는 데 이번 항체 디스펜서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원 씨의 이번 항체 디스펜서 개발 연구를 담은 논문 ‘Low-cost, open-source 3D printed antibody dispenser for development and small-scale production of lateral flow assay strips’는 최근 국제학술지 <HardwareX>에 게재됐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